16일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의 동반 강세에 힘입어 2,750선을 돌파했다. 개장 직후부터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한때 2,760선까지 오른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다소 줄였지만 결국 연중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가장 큰 상승 동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두 종목 모두 5% 안팎 급등하며 코스피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견인했다. AI 서버향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다는 소식이 재료가 됐다.
외국인·기관 동반 순매수, 수급이 바뀌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 2천억원, 기관은 4천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두 주체가 동시에 매수 우위를 보인 것은 지난달 중순 이후 처음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차익 실현 물량을 내놓으며 1조 5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번 반등의 핵심은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아니라 실적 추정치 자체의 상향이다. 숫자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랠리와는 결이 다르다.” —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
증권가는 이번 상승이 단순한 수급 이벤트가 아니라 실적 전망치 상향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한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주에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한 변수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이미 최근 5년 평균을 웃돌고 있어,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세가 실제 숫자로 확인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속도가 빠른 만큼 변동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며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다음 관전 포인트는 다음 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다.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이 확인될 경우 상승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