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닷새째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한 끝에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 순매도세와 반도체 대형주 차익실현 매물, 중동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장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장중 250포인트 넘게 오르내린 롤러코스터 장세

코스피는 전날 큰 폭 조정의 반작용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장 대비 68.69포인트(1.09%) 오른 6,365.07로 출발했다. 장 초반에는 6,415.60까지 오르며 6,400선 회복을 시도하기도 했다.

분위기는 오전 중반 이후 급반전됐다. 외국인 순매도 물량이 빠르게 불어나고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수는 장중 한때 6,158.73까지 밀려났다. 시가와 장중 저점 사이 낙폭만 250포인트를 웃돈다. 장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결국 전일 대비 37.61포인트(-0.60%) 내린 6,258.7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하며 798.81로 장을 마쳤다.

하락을 이끈 두 축 — 호르무즈 리스크와 고용지표 대기

이날 하락의 첫 번째 축은 중동 리스크 재점화다. 간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관련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정학적 긴장이 급부상했다.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웃돌면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두 번째 축은 한국시간 이날 밤 발표될 미국 7월 고용지표다. 결과를 앞두고 관망세와 경계 매물이 함께 출회되며 지수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종목별 명암 — 반도체·빅테크 부진, 방산·2차전지 선방

대장주 삼성전자는 0.22% 소폭 상승하며 강보합으로 버텼지만, SK하이닉스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4.88% 급락했다. 네이버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CAPEX) 부담 우려가 부각되며 7.08% 큰 폭으로 밀렸다.

대형 반도체·IT주가 주춤한 사이 방산·2차전지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4.08%, 삼성SDI가 7.49%, LG에너지솔루션이 4.35% 오르며 지수 방어에 힘을 보탰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오늘 밤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로 옮겨간다.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가 이번 급등락의 방향을 어느 쪽으로 굳힐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전문가 분석

이번 급등락은 코스피가 지난 두 달간 겪은 롤러코스터의 연장선에 가깝다. 코스피는 지난 6월 19일 장중 9,385.59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이후 반도체주 급락과 투자심리 위축이 겹치며 7월 29일에는 장중 5,262.77까지 밀려났다. 고점 대비 낙폭은 약 4,123포인트(-44%)에 달한다.

이후 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지지력을 확인하며 완만한 반등을 모색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게 기술적 분석 쪽의 시각이다. 현재 코스피가 저항선으로 작용 중인 10일선·15일선 부근에서는 조만간 골든크로스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 이벤트에 따라 장중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은 반등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만드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