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처리 장치(GPU) 선두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5천억 달러(약 687조 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히면서 알파벳(Alphabet)의 주가가 약 2% 하락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여섯 개 주요 금융기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자사의 GPU를 데이터 센터, 칩 공장 등 AI 인프라의 새로운 자산군으로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기관 투자자들이 AI 하드웨어에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돼 엔비디아 GPU 확보가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두고 ’AI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벳의 주가 하락은 이러한 엔비디아의 전략이 자사의 맞춤형 AI 칩 사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다. 알파벳은 수년 동안 자체 텐서 처리 장치(TPU, Tensor Processing Unit)를 개발하여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와 내부 AI 프로젝트에 활용해왔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의 경쟁을 위해 외부 고객에게도 TPUs를 공급하는 등 AI 칩 시장 진출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엔비디아 하드웨어에 대한 자금 조달이 쉬워지면, TPUs와 같은 맞춤형 칩이 갖는 가격 경쟁력과 독점적 이점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AI 칩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이번 MOU가 아직 확정된 계약이 아니며, 실제 5천억 달러 규모의 자본 조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발표는 AI 칩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은 향후 엔비디아와 알파벳 간의 AI 칩 경쟁 구도 변화가 두 기업의 실적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 미칠지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