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앙은행(RBI)이 수출업자들이 루피화로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이는 인도 루피화의 국제적 사용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세계 무역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인도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2022년 7월 인도 중앙은행이 루피화를 통한 국제 무역 결제 프레임워크를 발표한 이후 나온 후속 조치다. 당시 발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사회의 제재로 인해 달러화 사용이 어려워진 러시아 등 일부 국가와의 무역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인도는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 속에서 자국 무역 파트너들에게 유연성을 제공하고자 한다.

수출업체들이 루피화로 결제받는 과정이 더 간편해지면서, 환전 비용을 절감하고 특정 국가들과의 무역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달러 유동성 부족을 겪거나 서방 제재를 받는 국가들에게 루피화 결제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인도가 자국 통화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려는 장기적인 목표의 일환이다.

다만, 루피화의 국제화에는 아직 한계가 존재한다. 루피화가 완전히 자유롭게 교환되는 통화가 아니라는 점과 주요 경화(hard currency) 대비 낮은 유동성 및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 많은 국가들이 여전히 미국 달러, 유로, 엔화 등 주요 통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루피화의 전면적인 국제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이번 규제 완화는 즉각적인 루피화 가치에 큰 변동을 가져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루피화에 대한 수요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도의 무역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루피화의 점진적인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전 세계 외환 시장이나 루피화 환율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