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국 통화가 미국 달러화의 약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 완화에 힘입어 최근 강세를 보인 뒤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9월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98.80선까지 하락했다.

달러화 약세에는 미국 재무부의 조치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재무부는 최근 유동성 지원을 위해 만기 10년 이상 장기 국채 바이백(환매) 규모를 기존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발표로 한때 19년 만에 최고치인 5.337%까지 치솟았던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약 10bp(베이시스포인트) 하락한 5.188%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채권 시장의 안정은 미국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며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이번 달러 약세와 채권 시장 안정은 아시아 금융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약세는 달러로 부채를 지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재정 부담을 줄여준다. 또한 신흥국 통화 가치 상승은 해외 투자자들이 역내 채권 발행을 더 쉽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로 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물가 상승과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러한 유가 상승 압력은 아시아 통화의 추가 강세를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